Rain
<비가 내리다> 1943년 11월 21일 소련 비스크 스탈린의 명으로 보로실로프, 부든늬에게 날아간 흐루쇼프는 둘에게 스탈린의 경고를 전달했다. 절친 코바의 분노를 실감한 둘은 더욱 다급해졌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전황은 그들에게 유리했다. 시베리아 혁명정부의 반란군은 나름 악착같이 싸웠지만, 병력의 숫자와 장비의 질적 차이가 너무나 컸다. 아무르주에서 일어난 유대인 자치주의 반란으로 진압군의 병력이 양분되기는 했지만, 전세에 큰 변화는 없었다. 진압군이 어느새 시베리아 혁명정부의 수도 노보시비르스크 코앞까지 진격해오자 쿨리크와 그의 참모들은 비스크로 도피했다. 쿨리크는 자신이 진압군에게 생포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고문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다. 그랬기에 그에게 투항이라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독일이 밀고 들어오기를 바랐다. 이 경우, 소련군은 독일군을 막기 위해 서쪽으로 전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리된다면 쿨리크의 반란군은 기사회생하게 될 터였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쿨리크가 반란을 일으킨 지 3주가 넘었는데도 독일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멍청한 독일 놈들. 역사에 둘도 없을 절호의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 버리다니. 히틀러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쿨리크는 소련을 공격해 자신을 돕지 않는 독일을 향해 온갖 욕을 퍼부어댔지만, 그런다고 한들 변하는 것은 없었다. 이제 어떡하면 좋지? 이미 반란을 일으킨 이상 쿨리크가 소련에서 계속 살기 위해선 반란이 성공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데 반란은 지금 실패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머리를 감싸 안고 고민하던 쿨리크는 이내 결단을 내렸다. “중국으로 간다.” “예?" 쿨리크의 입에서 나온 중국행에 그의 부하들은 자기도 모르게 반문했다. 하지만 곧 그들도 중국행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음을 깨달았다. 어차피 지리적인 여건상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몽골과 중국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몽골은 공산주의 국가로, 몽골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