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acy of the Empire part 13
<제국의 유산 (13) >
1945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
독일에 부역하는 썩어빠진 정부를 뒤엎고 프랑스인들을 위한 새 정부를 구성하고자 했던 자칭 애국자들의 모임은 이렇다 할 시도조차 해보기도 전에 독일에 의해 분쇄되었다.
쿠데타에 가담한 이들 중 숨이 붙은 자들은 모조리 체포되어 게슈타포와 1:1 면담을 하게 되었고, 숨이 끊어진 자들. 그러니까 자살 혹은 교전 및 도주 과정에서 사살된 이들은 소각로 속에서 불태워져 재가 되었다. 페탱의 얼굴에는 허망함이 가득했다.
쿠데타를 사전에 차단했으니, 최악의 경우는 피했지만 이를 계기로 독일의 간섭이 전보다 더욱 강화될 것이 불 보듯 뻔했기에 그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블롬베르크는 페탱에게 위대한 총통 각하의 혜안이 없었다면 프랑스는 5년 전처럼 다시 불바다가 될 뻔했다며 열심히 떠벌였지만 노원수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오…………?”
“몰라서 묻소? 당연히 독일로 데려가서 재판에 넘길 것이오."
블롬베르크가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프랑스인 아니오. 비록 독일의 도움을 받긴 했으나 프랑스 땅에서 벌어진 일이고 범인들도 프랑스인들이니 프랑스에서 재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오만?” 발끈한 페탱이 제 나름의 반론을 펼쳤지만, 블롬베르크는 이러한 반론도 예상했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원수. 쿠데타 세력의 계획 중에는 파리 주둔 독일군에 대한 테러도 있었소. 그리고 쿠데타 세력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 사상자들도 발생했고, 무엇보다 프랑스 정부보다 독일 정부에서 먼저 쿠데타 계획을 알아차리고 대응했으니 쿠데타 세력에 대한 처벌 역시 독일의 몫이오. 만약 독일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프랑스 정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었을 거로 생각하시오???
노골적으로 프랑스를 무시하는 발언에 페탱은 손발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블롬베르크의 말은 사실이었다. 독일이 알려주기 전까지 페탱은 뒤에서 그런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줄 상상도 못 했다.
블롬베르크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프랑스에서의 예기치 못한 위협에 대비해 프랑스 주둔군의 숫자를 늘릴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당연히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프랑스의 몫이었다.
“그래도 총통 각하께선 프랑스에도 독일과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 이상의 추가적인 조치는 거부하셨소. 프랑스는 결코 이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할 거요." “물론입니다. 원수. 총통 각하께서 프랑스를 생각해주시니 어찌 다행이 아니겠습니까?”
라발은 블롬베르크에게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아부를 늘어놓았다.
페탱은 속이 뒤틀리는 듯했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인데도 프랑스 뜻대로 처벌할 수가 없다니………… 거기다 독일의 간섭이 지금보다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절대 덜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프랑스 입장에선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었다.
자칫 히틀러의 분노를 사 프랑스에 부과된 짐이 가중된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블롬베르크는 추가적으로 프랑스가 독일에 내야 할 배상금의 상환이 최근 지체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라발은 여기서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쿠데타 세력의 수장 격이었던 앙리 지로는 군용기를 타고 스위스로의 도주를 꾀하다가 독일군에게 체포되었다.
프랑스 공산당의 수장이었던 자크 뒤클로는 게슈타포의 추적을 피해 도주하던 중 가망이 없다고 판단해서 자살했고.
빨갱이 뒤클로의 죽음은 페탱에게 어떤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지만, 지로의 경우는 달랐다.
비록 반역을 꾀하긴 했으나 프랑스를 향한 그의 애국심을 알고 있던 페탱은 지로만큼이라도 구해보기 위해 협상을 시도했다.
나라는 물론이고 제 부모 형제조차 기꺼이 팔아먹는 빨갱이들과 지로는 태생부터가 다른 인간이었다.
비록 빨갱이들과 손을 잡기는 했어도 어디까지나 프랑스를 위한 제 나름의 선택이었을 터.
“앙리 지로, 그자만이라도 프랑스에서 재판받게 할 수는 없겠소?”
“안 되오. 앙리 지로는 반드시 독일로 압송하라는 게 총통 각하의 명령이시오. 그는 총통 각하의 은혜 덕에 석방되어 프랑스로 돌아왔음에도 빨갱이들과 연합해 반란을 꾀했으니 반드시 독일에서 처벌받을 것이오.” “그를 죽일 생각이오?"
블롬베르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글쎄. 그거야 재판이 끝나야 알 수 있지 않겠소?
“...………부디 사형만큼은 피하게 해주시오. 지로, 그가 지은 죄가 크지만 그래도 프랑스를 위해 싸웠던 친구요. 사상의 조국 운운하며 기꺼이 제 나라를 배신하는 파렴치한 빨갱이들과 다른 사람이란 말이외다.” 페탱의 간곡한 요청에 블롬베르크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말씀을 드려보겠소. 허나 기대는 마시오. 어디까지나 그분의 판단에 달린 문제이니.”
“고맙소, 원수.."
히틀러가 제아무리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라곤 하나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사람을 가차 없이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로는 이제 영원히 프랑스 땅을 밟지 못할 것이다.
89세의 노인인 페탱에 비빌 수는 없겠지만 지로도 66세의 노인이었니, 종신형을 선고받는다면 가석방을 논의할 단계가 되기도 전에 감옥에서 늙어 죽게 될 것이다.
프랑스를 위해 싸웠던 군인이 독일의 감옥에서 쓸쓸히 죽을 것을 생각하니 페탱은 속이 쓰렸다.
멍청한 친구. 그러게. 어쩌자고………….
***
1945년 11월 26일
독일 베를린 신 총통관저
쿠데타를 꾀한 프랑스인들은 독일로 이송되어 대부분 사형을 선고받았다. 선고가 내려진 직후. 처형은 바로 집행되었다.
프랑스는 여기에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의 간섭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우리의 눈치만 볼 뿐. 마침 자기들이 과거 루르에서 한 짓도 있고, 그러니 감히 항의할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자비를 베풀어 쿠데타 세력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맡았던 앙리 지로에겐 종신형을 선고했다.
지로는 과거 자신이 수감됐던 드레스덴 인근의 쾨니히슈타인 요새에 갇혔다.
실제 역사에서도 지로는 요새의 성벽을 타고 내려와 현지인으로 변장해 프랑스로 도주한 만큼 지로의 감시에 엄중한 주의를 가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이번에는 요새 지하실의 독방에 배정되었고 하루에 1시간만 요새 내부의 연병장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지로 본인에게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생활이겠지만, 그래도 사형만큼은 면해 줬으니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꼬우면 전쟁에서 이기던가. 아니면 남들처럼 조용히 입 닥치고 살았어야지.
프랑스 사건이 마무리 지어갈 즈음 바다 건너 도쿄에선 전범들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다.
도조 히데키, 기무라 헤이타로 같은 핵심 전범들은 말할 것도 없고, 천황이었던 히로히토 또한 처형되었다.
히로히토가 교수대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전역에서 수천 명이 스스로 배를 가르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머저리들. 지들이 죽는다고 해서 죽은 천황이 살아 돌아오는 일도 없는데 뭣 하러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는지 당최 이해가 안 간다.
자기 자리보전을 위해 국민을 전쟁터로 몰아내곤 나 몰라라 했던 인간인데.
그래도 여기서는 원 역사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엄격하고 철저하게 전범재판이 이루어진 데다 제법 오랫동안 연합군이 일본에 주둔하면서 그간 사회 전반에 걸쳐 스며든 군국주의 색채를 빼내는 데 주력할 테니 과거사 문제로 주변국들과 마찰을 일 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 역사처럼 경제대국으로 굴기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거 하나만큼은 내 확신한다.
참. 제6차 초공작전으로 중국 공산당이 궤멸하면서 국공내전이 일어나지 않게 된 결과 중국 국민당 정부도 일본에 점령군을 파견했다.
중국 몫으로 배정된 일본의 영토는 시코쿠. 시코쿠 말고도 수도인 도쿄에도 국민혁명군 관할구역이 따로 지정되었다.
여기까지라면 별일이 없지만, 문제는 7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악에 받칠 대로 받친 국민혁명군 병사들이 점령지 일대에서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있다는 거다.
자국민들한테도 행패란 행패는 죄다 부린 군대가 국민혁명군인데 적국인 일본인들한테는 오죽할까.
이게 얼마나 심각하냐면 국민혁명군의 행패-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이지만-에 못 이긴 일본인들이 고향을 떠나 미군이나 영국군, 호주군 관할구역으로 이주하는 중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중국이 일본에 의해 입은 피해를 감안해 어느 정도 눈감아주던 연합군 최고사령부도 더는 못 참았는지 국민혁명군에게 자제하라고 항의문서까지 보냈고.
수도 도쿄의 관할구역은 시코쿠보다 사정이 나은 듯하지만, 여기서도 행패가 전혀 없는 건 아니라서 통행금지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즉결처형된 일본인들만 벌써 수백 명이나 된다고 한다.
당분간은 이러한 상황이 쭉 이어지리라.
전쟁도 끝났겠다. 장제스는 본격적인 집안 정리에 들어갔다.
그간 나라 안의 나라처럼 군림하던 각 군벌에 대한 권한을 축소하고 중앙집권화를 강화했으며, 이에 반발하는 군벌들은 수도 난징으로 소환해 발을 묶어놓았다
대표적인 예가 신장 일대를 지배하던 군벌 성스차이를 농림부장에 임명한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1912년부터 중국에서 떨어져 나와 사실상의 독립국으로 굴던 티베트에 대한 압력 역시 강화했다.
“존경하는 총통 각하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하하하. 어서들 오시오.”
티베트에서 베를린으로 사절단을 보낸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나치 독일과 티베트는 서로 아무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교류가 없지 않았다.
독일과 티베트 사이의 교류에 큰 역할을 했던 이가 다름 아닌 힘러였는데, 오컬트에 빠져있던 힘러는 티베트가 아리아인의 기원지라고 확신하고는 티베트에서 아리아인이 정착했던 증거와 영국과의 전쟁 발발 시 티베트를 독일의 아군으로 끌어들여 인도공격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기 위한 사전조사로 조사단을 파견했다.
SS 소속 고고학 및 우생학 연구소인 아넨에르베(Ahnenerbe) 소속의 조류학자 겸 탐험가 에른스트 셰퍼 SS 대위가 이끄는 SS 티베트 탐사대는 티베트에 도착해 그곳에서 각종 고문서 및 종자들을 수집하여 독일로 귀국했다.
실제 역사에서는 2차대전에서 독일이 패망하는 바람에 2차 탐사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여기서는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한 관계로 힘러와 셰퍼가 희망했던 2차 탐사대가 조직되어 티베트를 재방문했다.
티베트인들은 자국을 방문한 SS 탐사대를 환대했고 토지 측량, 동식물 및 고문서 연구, 종자 수집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현재 탐사대가 티베트에서 독일로 가져온 종자들은 유럽의 기후와 토양에 맞게 개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렇게 개량된 종자들은 유럽인들을 먹여 살리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하게 될 터였다.
티베트인들이 선물로 준 고문서 또한 고대사 연구에 상당한 도움이 될 테고.
생면부지의 SS 대원들을 환대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베를린 일대에는 설산사자기가 내걸렸다.
사실상의 독립국이나 형식상으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한 미승인국이었던 티베트인들에게는 대단히 감격스러운 광경일 터.
역시나 이들의 목적은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독일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말했듯이 티베트는 독자적인 정부가 존재하고 별도의 군대가 있는 등 사실상의 독립국이라 봐도 무방하지만, 세계의 승인을 받지 못한 미승인국이라 그 한계가 명확했다. 티베트를 중국의 일부가 아닌, 별개의 독립된 국가로 인정해 준 유일한 나라는 영국뿐이었다.
독일도 티베트를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독일에 티베트는 아직 미승인국이었다.
그나마 티베트에 관심을 가지던 영국도 인도를 잃게 되면서 티베트 문제에 관심을 꺼버렸다.
티베트와 맞닿아 있는 인도는 한창 내전 중이라 남의 나라 일에 신경을 쓸 틈이 없고, 미국도 티베트 문제에는 시큰둥했다. 결국, 티베트의 유일한 희망은 독일뿐이었다.
“총통 각하. 부디 티베트를 독립국가로 인정해주십시오.”
“중국인들은 티베트를 과거 청나라 시절처럼 속국으로 지배하려 드는 것을 넘어 자국의 영토로 완전히 합병시키려고 합니다.”
“티베트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독일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부디!”
사진 촬영이 끝나고 기자들이 없는 자리에서 회담이 시작되기 무섭게 티베트 대표단은 내게 티베트를 정식 국가로 승인해 줄 것을 호소했다.
“티베트가 처한 상황에 대해선 나 역시 잘 알고 있소.”
티베트 대표단의 얼굴에서 기대의 불빛이 켜졌다.
“하지만 중국은 제3제국의 중요한 우방이기도 하오.”
티베트의 가장 큰 위협인 중국은 현재 독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장차 독일의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한 티베트인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티베트를 정식 국가로 인정할 경우 독중관계가 흔들리지 않을까 싶은데.”
“그, 그럼……….”
대표단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장난은 여기까지만 해야겠군. 더하다간 진짜로 심장마비 걸리겠어.
“그래도 걱정하지 마시오. 독일은 티베트가 처한 어려움을 결코 외면하는 나라가 아니니.”
"오오오!?"
“그 말씀은?”
“티베트를 정식 국가로 인정하겠소. 수도 라싸에는 영국과 중국의 외교공관만 있지요? 이제 새 공관들을 많이 지어야 할 거요.”
독일이 티베트를 정식 국가로 승인한다면 유럽 전체가 티베트를 승인할 것이고, 유럽이 티베트를 승인했으니,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도 일제히 티베트를 제대로 된 국가로 대우할 것이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총통 각하. 총통 각하 덕분에 티베트의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대표단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내게 고마움을 표했다. 티베트를 정식 국가로 승인하는 것은 이미 전부터 해오던 생각이었다.
마침 티베트에서 독일로 사절단을 보냈으니 직접 말해줬을 뿐.
외세에 나라를 빼앗겨본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난 입장에서 같은 처지인 티베트를 외면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아직 놀라기엔 이릅니다.”
회의 시작 전부터 입이 간지러워 죽으려던 힘러는 내가 바통을 넘기기 무섭게 말문을 열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뭐겠습니까? 바로 군대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군대라고 다 같은 군대가 아니라 현대화된 강한 군대가 있어야 나라를 지킬 수 있지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티베트군의 현대화를 위해서 SS가 원조를 좀 할까 하는데……….”
“!!!"
“그게 정말입니까?”
“예. 그리고 SS에서 선별한 장교들로 이루어진 고문단을 티베트로 보내 티베트군의 훈련을 맡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저, 저희야 대환영입니다!"
“오히려 저희가 부탁드려야지요!”
대표단의 반응은 당연히 대환영이었다. 세계 최강의 군대로 소문난 독일군 중에서도 정예로 손꼽히는 SS가 친히 자국 군대의 현대화를 돕겠다는 이를 거절할 나라가 있을 리 없다. 힘러는 헛기침을 하며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그 대신에 부탁드릴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아아. 다른 게 아니고, SS에서 하는 연구가 있는데 말입니다. 티베트에서 연구에 협조해주신다면 독일과 티베트 사이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뭐든지 말씀하십시오. 티베트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돕겠습니다.”
보나 마나 또 쓸데없는 오컬트 연구겠지. 지난번에는 지크프리트의 발뭉을 찾겠다고 야단법석을 떨더니 이번에는 뭘 찾으려고 하려나? 현자의 돌? 샴발라로 통하는 입구?
그러거나 말거나 힘러의 입은 귀까지 핏어진 지 오래였다.
그래, 네가 행복하면 된 거다. 전쟁도 끝났으니, 이제라도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도록 내버려 뒤야지.
부르고뉴나 크림반도에 SS 기사단국 만들겠다고 설치는 것보다야 훨씬 낫잖아?
......나중에 티베트 보호령이나 티베트 SS 기사단국, 티베트 국가판무관부 같은 걸 세워야 한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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