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g of war part 9

 <줄다리기 (9)>

월리스는 자국 군대와 영국군이 힘을 합처도 전세가 나아지기는커녕 뒤로 쭉폭 밀리는 현실에 강한 현타를 느낀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이 그토록 형오해 마지않는 파시스트들의 두록인 내게 협상하자는 제안을 해울 리가 없거든,

양키 두록도 드디어 대화할 생각이 든 모양입니다."

괴벨스가 악마처럼 웃으며 말했다. 그리곤 언제나 그렇듯 입에 발린 아부를 늘어놓았다.

"이게 다 총통 각하의 뛰어난 지도력의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총통 각하의 천재적인 지휘가 아니었다면-"

"아부는 됐네. 그런데 미국 대용령이 아직 현실감각은 없는 것 갈군. 험상 동안 정전 선포와 포로 교환이라니.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이제 우리 총은 내려놓고 대화로 해결해보자. 많이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2주 동안 정전을 선포하고 포로들을 교환하자고? 대서양에서의 공격 행위도 모두 중단하고?

누굴 빙다리 핫바지로 아나. 내가 정말로 이 조건들을 받아들이리라고 생각하고 제안한 건가.

그리고 지금에 와서 우리에게 협상을 제안한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내가 전에 협상하자고 말할 땐 들은 척도 않다고 자기가 보기에도 :아 이 게임 진 듯' 싶으니까 이제야 :너희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대화는 해몰게'라고 청해오다니.

얼굴에 아주 철판을 제대로 깔았다.

뻔뻔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박침이 올라왔지만, 그래도 미국과의 협상은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전부터 말해왔듯이 미국이 진심으로 덤비면 우리도 곤란해지니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대톡전에 관한 미국인틀의 의지가 미약한 수존이지만

이 나라 전체 철강 생산량보다 피츠버그의 한 공장에서 나오는 철강 생산량이 더 많은 나라가 미국이라는 것을 잊어션 안 된다

'협상은 하되 정전이나 포로 교환은 없을 것이라 전하게. 우리야 아쉬울 게 하나도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총통 각하."

리벤트로프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거부감이 덜 느껴지게끔 공손한 필체로 답장을 작성해 미국에 보냈다.

외외로 월리스는 자신의 요청틀이 받아틀여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혈상의 의지를 보인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졌는지 협상 날짜와 장소에 대해 문의해왔다.

두 차례의 협의 끝 협상 장소로 선택된 곳은 포르투갈이었다.

포르투갈은 증립국이지만 말만 증립이지 자국 항구와 섬을 독일군에게 임대하고 있고 독일제 무기로 무장하고 있기에 완전한 종립국이라 보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똑같은 종립국인 스위스나 이탈리아보다도 포르투갈이 더 낫다고 여겼는지 포르투갈의 항구도시 포르투를 협상 장소로 지정한 것에 동의했다

어쩌면 스위스나 이탈리아보다 포르투갈이 미국에서 더 가까워서 그런 것일지도 물랐다.

만약 이 추측이 진짜라면 미국이 그만큼 이번 협상에 몰입하고 있다는 뜻일 터.

나는 리벤트로프에게 이러한 점을 얘기하며 미국 측에게 강하게 나가도 좋다고 얘기했다.

칼자루를 쥔 쪽은 이쪽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미국인들이 우리를 얕잡아 보지 않을 것이었기에.

“염려 마십시오. 이 리벤트로프가 언제 총통께 실망을 안겨드린 적이 있었습니까? 이번에도 반드시 총통 각하의 기대에 응하는 결과를 가져오겠습니다.”

자라처럼 목을 빳빳하게 세운 리벤트로프는 포르투갈로 가는 Ju290에 탑승했다.

***

1943년 7월 29일

포르투갈 포르투

윌리스로부터 독일과 협상 테이블에 앉자는 말을 들은 처칠은 처음에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이내 그도 지금 전황으론 독일과의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윌리스의 말에 동했는지 이든을 포르투갈로 보내는 것에 동의했다.

미국은 현 아이슬란드 주재 미국 대사이자 과거 주독 미국 대사 대리를 맡은 바 있는 릴랜드 버넷 모리스를 포르투갈로 보냈다.

“잘 지내셨습니까?”

“오랜만에 뵙습니다.”

“하하하하.”

모리스와 이든 둘 다 과거에 리벤트로프와 만난 적이 있었기에 셋은 포르투에서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외교용 인사와 겉치레용 웃음이 오간 뒤 셋은 곧 협상에 돌입했다.

전선에서 격전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모리스와 이든은 1분 1초라도 허투루 낭비할 수 없었다.

반면 리벤트로프는 둘보다 느긋한 태도였다.

“그럼, 어느 분께서 먼저 발언하시겠습니까?”

“두 분 먼저 발언하시지요. 저는 두 분의 말씀을 듣고 난 후에 발언하겠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소만………….”

예의와 격식을 차린 약간의 실랑이 끝에 모리스가 먼저 발언하게 되었다.

이미 미국과 영국 간의 협의는 끝난 상태. 따라서 모리스의 말이 곧 이든의 입장이기도 했다.

모리스는 헛기침하며 목을 가다듬은 뒤 준비한 요구사항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독일은 잉클랜드 남부에 2만 명의 병력을 주둔시킬 권리를 가진다. 단, 이를 제외한 전 병력을 철수시킬 것. 미국도 병력을 영국에서 철수시키겠다.

-영국은 영구 종립국으로 남으며 자국 군대를 육해공군 포함 10만 명으로 감축하겠다

-독일이 위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미국은 전후 독일의 경제회복을 위해 지원올 아끼지 않을 것이며 각종 혜택을 제공하겠다.

"...이상입니다."

말을 끝낸 모리스는 물을 별럭벌걱 들이쳤다. 호흡을 조절해가며 말했는데도 욕이 왔다

둘은 긴장한 태도로 리벤트로프의 발언을 기다렸다.과연 리벤트로프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일단 걸으로 드러난 표정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위 조건들을 정말로 우리가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시는 겁니까?"

리벤트로프의 대탑은 그의 말투만큼이나 차가웃다.

"우리 국방군은 지금 맨체스터와 리버폴까지 다다랐습니다. 잉클랜드의 절반은 우리 것이나 다름없지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모두 무(#)로 되돌리자면 우리는 워라고 답해야 합니까? 반대로 귀국이 하노버와 뉘른베르크까지 진군했는데 우리가 전쟁전의."

국경으로 되돌아가자고 제안한다면 받아들이실 겁니까?"

리벤트로프가 더 이상 들어봤자 시간 낭비라는 태도를 취하자 다급해진 이든이 말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 측의 조건일 뿐입니다. 이제 독일 측의 요구사항들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흐으음."

총통이 한 말을 기억해낸 리벤트로프는 일단 희담 자체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이 어디까지 물러설 수 있을지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이번 회담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우리 독일의 요구사항은 간단합니다. 영국의 항구와 도시들을 독일에 조차(쳤쌀)하고 독일군이 주둔하는 것을 허용하며 독일군의 주둔 비용은 영국이 부담해야 함니다."

"..."

아직 리벤트로프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할 뿐.

리벤트로프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의 조합이 계속될수록 모리스와 이든의 얼굴은 썩어들어갔다.

영국은 독일에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한 참회의 표시로 25년 안에 1,000억 달러를 금으로 상환할 것.

-영국은 보유한 모든 식민지를 주축국에 양도할 것. 지브를터와 키프로스에 대한 소유권도 포기하고.

북아일랜드를 아일랜드에 할양하고 이후에도 일절 소유권을 주장하지 말 것.

영국과 미국이 점령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원주인인 덴마크에 반환할 것. 그리고 덴마크에 따로 배상금을 지급할 것

"마지막으로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처칠과 전쟁에 책임이 있는 핵심 인사들을 추축국과 연할국 할동 재판을 열어 처벌할 것. 그것이 독일의 요구입니다. 위 요구들이 받아들여진다면 독일도 미국과 영국의 조건에 함의할 의사가 있습니다."

"허.......”

리벤트로프의 말이 끝나자, 둘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런 세상에.

“이게 말이 되는 조건이오? 이건 승자의 요구이지 않소!"

이든이 발작하듯이 소리쳤다.

처칠을 재판에 회부해 처벌하자는 것도 문제였지만, 전쟁에 책임이 있는 핵심 인사들이란 곧 이든 자신도 포함됨을 의미했다.

처칠의 대독강경책에 찬성하고 총리가 된 처칠에 의해 외무장관직을 맡게 된 이도 그였으니 말이다.

“진정하시지요.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 측의 조건일 뿐, 강제된 사항은 아닙니다. 서로 간의 의견 차이를 조율하기 위해서 이 자리를 마련한 것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결코 마지막 안건은 용납할 수 없소. 이는 대영제국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오.”

이든은 노기를 뜬 말투로 쏘아붙였지만, 리벤트로프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이빨 빠진 호랑이가 날뛰어봤자지. 미국의 지원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항복문서에 서명하고 있었을 작자가 어디서 큰소리치기는……….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는 영국뿐 아니라 미국에도 대단히 중요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을 반환한다는 것은 좀………….”

모리스가 말꼬리를 흐리자 리벤트로프가 기가 찬다는 듯이 물었다.

“애당초 그 두 곳은 덴마크의 정당한 영토였습니다. 당연히 원주인에게 반환해야죠. 그런데 누구 마음대로 못 돌려준다고 말하는 겁니까?”

모리스가 한 말은 미국과 영국의 공식 입장이었다.

미국과 영국 사이에 자리한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는 북미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북미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

가뜩이나 독일이 대서양 한복판에 있는 아조레스 제도를 요새화한 탓에 미국은 영국에 랜드리스 물자와 병력을 보내기 위해 대서양을 한 바퀴 빙 돌아서 가야만 했는데 이 두 지역이 다시 추축국에 넘어갔다간 영국은 앞뒤로 포위되고 만다. 영국에게 해당 지역들을 두 번이나 빼앗긴 덴마크가 전후 이 두 지역을 가만히 놔둘 리 없었다.

덴마크와 덴마크를 지원하는 독일은 틀림없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요새화할 것이고 최악의 경우 해당 지역들을 발판 삼아 북미 침략을 시도할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워싱턴의 각료들과 장군들은 한마음 한목소리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는 절대 반환 불가를 외쳤다.

“그럼 어쩌자는 겁니까? 이건 전쟁을 계속하자는 말씀이 아닙니까?”

“물론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미합중국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반환하는 것만큼은 불가능합니다. 차라리 이 두 곳을 합중국 정부에서 사들이겠습니다.”

못 돌려주니까 차라리 팔아라. 돈을 낼 테니.

리벤트로프는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모리스의 표정은 대단히 진지했다.

역사에서도 영토를 돈을 주고 산 경우는 매우 흔했다.

미국의 알래스카만 해도 미국이 제정 러시아로부터 720만 달러를 내고 매입했으며, 1917년에 미국은 덴마크로부터 2,500만 달러에 덴마크령 서인도 제도를 사들여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로 이름을 바꿨다.

따라서 모리스가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의 매입을 제안한 것도 완전히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니었다.

***

-말도 안 되는 소리! 결코, 결코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오!

“물론 이해합니다. 저라고 다른 생각이겠습니까.”

내 이럴 줄 알았지.

미국이 협상 조건 중 하나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의 매입을 요구하자 리벤트로프는 이를 내게 알렸고, 나는 이 소식을 크리스티안 10세에게 전달했다. 당연히 크리스티안 10세는 입에 게거품을 물며 발광했다.

그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

가뜩이나 영국 놈들이 먼저 선빵을, 그것도 두 번이나 쳐서 빡치는 와중에 영국을 도와 자국 영토 점거 중인 미국이 이거 못 돌려주니까 돈으로 사겠다고 하면 아이고 고객님하며 받아들일까 아니면 쌍욕을 할까. 돈을 얼마나 지급하든 간에 이건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미국으로부터 제아무리 비싼 값을 받고 판다고 해도 덴마크 입장에선 사실상의 패전이나 다름없을 터.

나는 리벤트로프에게 크리스티안 10세의 반응을 그대로 전달했다. 리벤트로프도 덴마크가 발작하리란 걸 예상했는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문제는 독일의 문제가 아니니 우선은 나중으로 미루고 합의할만한 사항들에 대해선 합의할 수 있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협상 문제는 이쪽 분야 전문가에게 맡기고 나는 나대로 할 일을 해야지.

리버풀과 맨체스터 공략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합군은 퇴각 중이고 루프트바페는 퇴각하는 연합군의 머리 위로 매일같이 폭탄을 쏟아부었다.

현장에서 올라오는 보고에 따르면 연합군은 현재 몸만 빠져나가느라 많은 양의 물자를 그대로 방치하고 퇴각했다고 한다.

제공권을 빼앗긴 자들의 비참한 현실이었다.

뿌듯한 얼굴로 가슴을 펴는 괴링, 리히트호펜과 달리 브라우히치는 할 말이 있는 표정이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소?"

“영국 내 민간인들 문제 말입니다.”

“영국인들과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습니다만 갈수록 아군에게 사보타주를 행하는 놈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일선 부대에선 너무 관용적으로 통치를 해서 그렇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너무 관용적으로 통치를 해서 사보타주가 늘었다니. 어째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처럼 들리는군.”

브라우히치의 몸이 움찔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나야 그냥 한 소리다만 브라우히치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나 보다.

“서, 설마 그럴 리 있겠습니까? 어디까지나 일선 지휘관들이 있는 그대로를 말한 것일 뿐이지 총통 각하의 지시에 대한 불만의 표출은 아닙니다. 그렇고 말고요.”

“뭐, 아무튼 유화책이 되려 적들의 기만 살려줬다고 생각하는 장병들이 많다. 이 말 아니오?”

“.……………최소한 사보타주하다 체포된 자들의 처분에 관해선 일선 지휘관들의 의견을 들어줄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너무 봐줘서 놈들이 기어오르고 있으니 한 번 제대로 손 좀 보자, 이거 구만.

“비단 아군뿐만이 아니라 후방의 치안유지를 맡은 동맹군들도 영국인들의 사보타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영국인들이 사는 도시와 마을을 싹다 불태우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놈들에게 허튼 짓거리를 하면 어찌 되는지 확실하게 본보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 습니다."

“하긴 채찍질만 해도 문제지만 당근만 줘선 버릇만 나빠지는 법이지. 그럼, 이 문제에 관해선 장군에게 위임하겠소.”

“예, 총통 각하.”

***

“방금 본국을 통해 덴마크 당국의 의견을 전해 들었습니다. 덴마크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자국의 영토를 넘길 수 없다며 격하게 거부했습니다.”

회담은 재개되었지만, 상황 자체는 어제와 비교해서 달라진 게 없었다.

모리스는 한숨을 내쉬었고 이든은 굳은 얼굴로 탁자만 쳐다보았다.

“원주인에게 땅을 반환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닐 텐데요?”

“전후 독일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에 병력과 무기를 배치하면 미합중국의 안전에 크게 위협이 됩니다. 최소한 독일과 덴마크가 무장병력을 배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의 반환은 불가능합니다.” “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귀국의 공격에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가 다시 점령당하도록 손 놓고 있으란 말 아닙니까?”

리벤트로프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화답했다.

동시에 그는 직감했다. 이 전쟁을 외교적으로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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