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g of war part 10
<줄다리기 (10) >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문제를 제쳐두더라도 세 나라가 충돌할 구석은 많고 많았다.
“배상금 1,000억 달러라고? 1,000억 달러가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이는 너무한 거 아닙니까?”
“독일은 1940년에 조인된 강화조약에서 약속된 배상금도 일부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영국이 내야 할 본래 배상금까지 다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만 총통께서 무마시키셨습니다. 그런데 배상금을 낼 수 없다고요?” “보유한 모든 식민지를 포기하라니. 절대 받아들일 수 없소."
“어차피 영국은 이번 전쟁에서 지면 배상금을 갚느라 허리가 휠 텐데, 식민지들을 유지할 돈이 남아있기나 하겠습니까? 그리고 군사도 10만 명으로 제한될 텐데 그 넓은 식민지를 어찌 다 지킬 수 있단 말입니까? 군사 대신 경찰을 무장시켜서 지배한다는 꼼 수를 부리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모리스는 서인도 제도와 기아나 등 영국이 보유한 아메리카 식민지들이 독일 손에 들어가 미국을 겨누는 창끝이 되는 것을 우려했다.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가 덴마크, 사실상 독일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도 문제인데 이 둘보다 미국 영토에 더 가까운 서인도 제도에 독일군 기지가 설치된다?
차라리 전쟁을 계속했으면 했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다.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독일은 결코 영국의 식민지들을 자국의 식민지로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추축동맹, 가맹국들이 전쟁에 공헌한 지분에 따라 적절하게 배분될 예정입니다.”
“그게 그거지 않소. 논점을 흐리지 마시오.”
“영국은 영구 중립국으로 남는다고 했으니 당연히 타국을 통해 무기를 들여오는 것도 금지입니다. 무기 개발 역시 독일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럼, 우리 영국은 자국을 지키기 위해 어디서 무기를 들여오라는 겁니까?”
“그야 독일이 있지 않습니까?”
“귀국이 잘도 한때 자국과 싸웠던 우리 영국에게 무기를 팔아주겠군요.”
“안 될 거 뭐 있습니까? 당장 독일은 한때 주적이었던 프랑스에도 무기를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립국이라면서 미국에서 무기를 수입하는 것을 저희가 두 눈 뜨고 지켜보고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나 참……….”
“그리고 드골을 위시한 자유 프랑스 정부의 구성원들도 체포하여 독일로 넘길 것을 요구합니다. 그들은 독일의 동맹 프랑스의 엄연한 반역자들이니까요. 물론 독일에서 처리하는 게 아니라 프랑스에 넘겨 프랑스인들이 그들을 재판하도록 할 겁니다.” “지금 우리더러 우리 동맹국들을 배신하고 팔아넘기라는 소리를 하는 겁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세 나라는 거의 모든 안건에서 첨예하게 맞붙었다.
이든은 북아일랜드에서 전후 투표를 실시해 북아일랜드인들이 어느 국가에 귀속될지를 정하자고 주장했고, 리벤트로프는 북아일랜드는 오래전부터 아일랜드인들의 땅이었다며 맞섰다.
모리스는 독일군이 오직 잉글랜드 남부에만 주둔해야 안심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리벤트로프는 영국이 가진 항구가 잉글랜드 남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반대했다.
처칠과 내각 주요 인사들을 인도하는 방안에 대해선 이든과 모리스 둘 다 격하게 반대했다.
리벤트로프도 해당 조건을 영국과 미국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다.
“최소한 그들이 다시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해야 우리가 안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전쟁을 끝내더라도 처칠이나 그와 비슷한 성향의 자가 권력을 잡아 다시 전쟁을 꾸민다면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될 것입니다.”
“그 말은 독일이 영국의 정치까지도 좌지우지하겠다는 발언으로 들리오만.”
“독일이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건 부정하지 않겠지만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오. 이 점은 유의했으면 합니다.”
휴식과 식사를 거쳐 협상은 쭉 이어졌지만 해가 질 때까지 대화에는 별 진전이 없었다.
시곗바늘이 저녁 8시에 가까워졌을 무렵, 셋은 결국에는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협상은 불가능.
여기서 더 말을 나눠봤자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든과 모리스는 결코 먼저 일어서지 않았다.
사정이 급한 건 독일이 아닌 영국과 미국이었기에, 이미 협상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둘은 마지막 희망의 끈을 차마 놓지 못했다. 독일이 뜻을 굽히고 고개를 숙일 것을 기대하면서.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군요. 더 얘기해봤자, 의미 없는 일이 될 것 같으니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총통의 지시에 따라 리벤트로프는 고개를 숙이는 대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영국, 미국, 독일 3개국 사이에서 열린 최초이자 최후의 회담은 결렬이라는 결말로 끝났다.
***
전쟁으로 거대한 공동묘지가 되어버린 맨체스터에서 폴란드군은 마지막 불꽃을 아낌없이 불태웠다.
“오늘 저녁은 지옥에서 먹는다!”
“싸워라, 전우들. 여기가 곧 우리와 독일 놈들의 무덤이다.”
“죽을 때 죽더라도 독일 놈들을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을 수 있도록! 그래야 먼저 떠나간 전우들을 볼 낯이 있지 않겠나!”
폴란드에 이어 프랑스까지 멸망한 후, 영국으로 터를 옮긴 자유 폴란드 망명정부는 독일군이 영국에 상륙하자 영국을 도와 필사적으로 싸웠다.
자유 폴란드군은 영국군보다 더 격렬하게 독일군과 싸웠다.
영국군조차 더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얌전히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는 데 반해 자유 폴란드군은 퇴로가 막힌 상황에서도 끝까지 싸웠다.
“저 새끼들. 대체 뭔데 저렇게까지 악착같이 싸우지? 귀신이라도 들린 건가?”
저놈들 폴란드 놈들이랍니다.”
“나도 알아. 그런데 왜 저렇게까지 싸우는 거냐고?”
자유 폴란드군의 항전 의지는 같은 동맹군은 물론이고 적군인 독일군까지 당황하게 했다.
병력, 장비 모든 면에서 자유 폴란드군은 독일군보다 열세였지만, 대부분의 폴란드군 장병들은 장비의 열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악귀처럼 싸웠다.
이미 독일의 침략으로 조국을 잃고 머나먼 영국 땅까지 도망친 그들에게 영국은 최후의 보루였다.
아이슬란드와 캐나다가 남아있다곤 하나 아이슬란드는 덴마크 영토인지라 전쟁이 끝난 뒤에는 덴마크에 반환될지 몰랐고 캐나다는 유럽이 아니었다.
유럽에서 독일군과 싸우는 마지막 전장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침략자 독일군에게 복수할 유일한 기회라는 생각은 폴란드군으로 하여금 전장으로 달려들게 했다.
자유 폴란드군 제1독립공수여단장 스타니스와프 소사보프스키 소장은 상부로부터 퇴로가 끊기기 전에 맨체스터에서 탈출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그는 부하들만 사지에 남겨두고 자신만 도망칠 수 없다며 거부하고 부하들과 함께 남았다. 그보다 높은 계급의 장교는 현재 맨체스터에 없었으므로 사실상 그가 맨체스터를 방어하는 모든 연합군 사령관이었다.
영국의 대도시를 방어하는 군인이 영국인이 아닌 폴란드인이라는 사실을 전후 영국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소사보프스키는 영국인들이 이러한 사실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폴란드인들은 폴란드 군인이 영국의 유명한 도시를 지켰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갈 미래의 폴란드인들을 위해서라도 소사보프스키는 끝까지 싸우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항복하거나 최후의 순간에 퇴각을 결심한다면 폴란드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우리 후손들은 틀림없이 우릴 자랑스러워할 걸세.”
“백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각하.”
맨체스터의 폴란드군에게 부상병은 탈출하고 싸울 수 있는 부대는 마지막까지 싸워 아군 부상병들과 동맹군의 퇴각을 엄호하라는 마지막 명령을 내린 후, 소사보프스키는 머리에 철모를 쓰고 미제 톰슨 기관단총을 들었다. 후손들이 살아갈 폴란드가 존재할지는 의문이었지만 그래도 그는 있다고 믿고 싶었다.
독일군은 어느새 맨체스터 대성당 코앞까지 진격했다.
자유 폴란드군 병사들이 맨체스터 시민들과 힘을 합쳐 만든 바리케이드들은 독일 전차의 포격이나 충각(衝角) 한방에 박살 났다.
적 전차가 바리케이드를 뚫고 진격하면, 측면에 숨은 폴란드군이 바주카나 PIAT를 발사했다.
혹은 전차의 주포가 닿지 않는 고층 건물의 창문이나 옥상에서 대전차수류탄이나 화염병을 엔진룸을 노리고 던졌다.
이러한 방법으로 자유 폴란드군은 현재까지 독일군의 전차를 12대나 격파했다.
독일군은 시가전 전용 전차 브룸베어를 끌고 와 고층 건물들을 포격하는 방법으로 폴란드군의 방어선을 하나씩 돌파했다.
바르샤바 전투에 최초로 등장해 폴란드군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겼던 브룸베어가 다시 맨체스터에서 폴란드군과 맞붙게 되었다.
15cm 유탄이 명중할 때마다 건물들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아무리 콘크리트를 때려 부어서 만들어진 튼튼한 건물이라고 해도 15cm 유탄 몇 발만 맞으면 와르르 무너지기 일쑤였다.
여기에 독일이 개발한 무인자폭병기 골리아트(Goliath)도 투입되어 건물에 틀어박혀 저항하는 연합군을 건물째로 날려버렸다.
사람 몸뚱이만 한 크기의 골리아트에는 약 100kg의 폭약이 꽉꽉 채워져 웬만한 건물 하나는 흔적없이 날려버릴 수 있었고 적의 저항이 너무 거세 공병들이 접근할 수 없고, 위치상 전차도 들어올 수 없는 곳에는 골리아트가 투입되었다.
처음엔 골리아트를 보고 용도를 몰라 어리둥절하던 병사들도 곧 골리아트의 위험성을 깨닫고 골리아트가 나타나면 미친 듯이 사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는 곧 적군에게 자신들의 위치를 노출했고 적의 위치를 파악한 독일군은 대전차포를 가져와 총알이 날아드는 창문 안으로 포탄을 박아넣었다.
그렇다고 숨어있으면 골리아트에 당할 판이었으니 당하는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콰아앙!!
브룸베어의 15cm 거포가 불을 뿜고 영국군 병사들이 옥상에서 기관총을 쏘던 건물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생긴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전차와 보병들은 움직임을 멈췄다.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소사보프스키는 자신의 부관 및 몇 명의 병사들과 함께 이동해 PIAT를 발사할 최적의 장소로 이동했다.
영국이 개발한 대전차무기 PIAT는 정면에서 티거의 전면장갑을 뚫기 충분한 위력을 가졌지만, 사용법이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라 바주카와 비교되어 여러모로 불평이 많은 물건이었다. 바주카보다 유일하게 나은 점이라면 후폭풍과 발사광이 없어 위치가 노출될 위험이 바주카보다 적다는 점이었다.
“명심하게. 단 한 발에 명중시켜야 하네.”
“알겠습니다!"
PIAT를 든 상사는 엎드려 쏴 자세를 취했다.
이윽고 먼지가 완전히 걷히고 전차가 움직이자. 그는 정신을 집중했다. 지켜보는 소사보프스키와 병사들도 마른침을 삼켰다.
꽝 소리와 함께 묵직한 탄두가 허공에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브룸베어를 향해 날아갔다.
탄두는 브룸베어의 측면에 직격해 내부의 승무원들을 가차 없이 난도질했다.
“괴물을 잡았습니다!”
유폭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승무원들을 잃은 브룸베어는 작동을 정지했다. 괴물을 침묵시키는 데 성공한 상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곧바로 총탄이 날아와 상사의 미간을 맞추었다.
독일군은 금방 폴란드군 매복조의 위치를 알아차리고 집중사격을 가했다. 소사보프스키와 병사들도 이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응사했다.
발터 P38을 들고 병사들을 돌아보며 뭐라고 소리치던 장교가 소사보프스키가 쏜 총알을 맞고 고꾸라졌다. 그러나 소사보프스키는 희열을 느끼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 든 생각은 탄창을 충분히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뿐이었다.
“각하! 엄호하겠습니다. 탈출하십시오!"
소사보프스키의 부관이 소리쳤다.
돌격소총을 쏘며 달려드는 독일군에게 숫자와 화력에서 밀리는 이들은 이대로 간다면 전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었다.
소사보프스키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이내 부관의 어깨를 두드린 뒤 몸을 돌렸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오랫동안 살아남아 적과 싸우기 위해서였다.
소사보프스키와 두 명의 병사가 몸을 돌려 떠나기 무섭게 수류탄이 날아와 부관의 몸을 산산조각냈다. 자잘한 육편이 사방으로 튀어 주변을 붉은 얼룩으로 물들였다.
어느 식당의 벽이었던 벽돌 조각들을 밟아가며 뛰어가던 소사보프스키는 맞은편에서 다가오던 독일군과 마주쳤다.
독일군 하사관이 MP38을 난사해 소사보프스키보다 앞에 있던 두 병사를 벌집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소사보프스키에게도 총을 쏘려는 순간, 총알이 바닥났다.
적병이 당황하며 예비 탄창을 꺼내기 위해 손을 움직일 때 소사보프스키의 톰슨이 불을 뿜었다.
“캬학.."
적이 고꾸라지는 것을 확인한 소사보프스키는 총알이 바닥난 톰슨을 바닥에 던지고 대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얼을 타고 있는. 앳된 얼굴의 독일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독일군도 소사보프스키가 달려들자 황급히 총구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소사보프스키가 더 빨랐다.
적군이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 소사보프스키의 칼날이 독일 병사의 경동맥을 잘랐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며 중심을 잃은 몸이 고꾸라졌다.
적군이 뿌리는 피를 뒤집어쓴 소사보프스키는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처럼 온몸이 붉게 물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쓰러진 적군의 돌격소총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가 총을 들기도 전에 총알이 날아와 옆구리에 명중했다. 몸에 명중한 총알이 내장을 파고들자 소사보프스키는 끔찍한 격통을 느꼈다.
“젠장, 이 새끼가 뮐러를 죽였어!"
“뒈져라!"
피를 흘리며 쓰러진 소사보프스키에게 팔팔한 독일군 서너 명이 달려들었다. 그들은 쓰러진 전우를 보고 분노해 소사보프스키를 야전삽과 개머리판을 두들겨 팼다. 개머리판에 난타당한 소사보프스키의 머리가 짓이겨지면서 피가 튀고 허연 두개골이 모습을 드러냈다.
곧 야전삽이 날이 날아들어 두개골을 박살 내고 뇌수를 사방에 흩뿌렸다.
소사보프스키의 전사 이후에도 자유 폴란드군의 저항은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마지막 자유 폴란드군 병사가 총탄에 쓰러진 후 더 이상 맨체스터에선 총성이 울리지 않았다.
전투의 충격으로 손상된 건물이 끝내 무너지거나 불발탄이 뒤늦게 터지는 일이 있었지만 대체로 조용한 편이었다.
그렇게 영국의 대도시 맨체스터는 독일군의 수중에 떨어졌다.
***
포르투갈의 리벤트로프로부터 협상 결렬 소식과 맨체스터의 함락 소식이 동시에 전해지고 3분 뒤 리버풀까지 점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협상에는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기에 실망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아군은 지금 승승장구하고 있으니까.
이로써 영국의 절반이 독일 손에 들어왔다.
거기다 영국은 맨체스터와 리버풀에 상당한 병력을 할애한 탓에 그 위에 자리한 리즈, 요크, 블랙풀 같은 도시들을 지키는 병력은 소수에 불과한 형편이었다.
“이제 글래스고까지 단숨에 달리면 됩니다!”
“무적의 국방군 앞에 토미들과 양키들은 지리멸렬합니다.”
“승리가 멀지 않았습니다!!!”
총통관저의 분위기는 하루하루가 축제 분위기였다.
도버 해협에서 맨체스터까지 진격하는 동안 아군도 영국군의 저항으로 제법 피를 흘렸지만, 이를 보충하고도 남는 병력과 물자가 지금도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영국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반면 영국은 계속된 패퇴로 병력과 물자를 대거 상실한 데다 병력의 사기까지 말이 아닐 터.
8월 안으로 영국을 완전히 점령하고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말은 이제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버킹엄 궁전과 웨스트민스터 궁전은 죄다 박살이 났으니, 어디에서 승전 기념 파티를 열어야 할지 그게 문제군. 이럴 줄 알았다면 둘 중의 하나는 남겨놓을 걸 그랬소.”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직 윈저 성이 남아있습니다.”
“아, 그렇소? 그거 다행이군. 영국 정복을 기념하는 신성한 의식을 호텔에서 하면 조금 격이 낮아 보이지 않겠소.”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하하하하!!>
모두가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웃기 바쁜데 귄셰가 새 소식을 들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이번엔 어느 도시를 함락시켰냐고 물으려고 하는데 귄셰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총통 각하. 방금 롬멜 원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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