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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싸울 것은 (4) >

1943년 3월 29일

독일 베를린 신 총통관저


태평양에선 미군이 타라와에 상륙했고, 일본군은 인도 아삼 지방의 임팔을 공 격했다.

혹시나 싶어 알아보니 역시나.

임팔 공격을 지시한 일본군 사령관의 이름은 무타구치 렌야였다.

21세기에도 회자되는 명언들을 많이 남긴 일본 육군 최고의 졸장.

그나마 인도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영국군의 상태 또한 말이 아니니 실제 역사 보다 일본에 유리한 입장이긴 해도 결말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았다.

애당초 인도가 얼마나 넓은데,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싸우기 바쁜 일본이 그 넓은 인도를 공략하는 건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키는 것과 같다.

아무튼, 일본군의 공세가 시작되자 영국은 인도 방어를 위해 추가 병력을 증 파했다.

영국이 인도에 파견한 사단의 숫자는 3개.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육군이 반토막 난 지금의 영국에게 개 사단 파 병은 결코 웃어넘길 수 없는 수준의 지출이었다.

똑같은 1만 원이라도 150만 원의 월급을 받는 사람과 500만 원을 받는 사람 에게 가지는 가치가 다르듯이 말이다.

어쨌든 독일에는 잘된 일이다. 영국이 인도를 두고 일본과 박터지게 싸울수록 바다사자 작전의 성공률이 올라갈 테니.

우리는 우리 일이나 신경 쓰면 그만이다.

“총통 각하. 코스모스 작전의 결과에 대해서 보고드립니다.”

하이드리히는 영국이 우리 암호를 어디까지 해독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바퀴 5개를 사용하는 구형 에니그마와 8개 바퀴를 사용하는 후기형 에니그마, 그리 고 로렌츠로 노르웨이의 각기 다른 무인도에 해군항공대를 위한 활주로를 건설 했다는 내용의 통신문을 발송했다.

로렌츠와 후기형 에니그마를 이용해 통신문을 발송한 섬에는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았지만, 구형 에니그마를 이용해 통신문을 발송한 섬은 얼마 못 가 RAF 의 기습 폭격을 받았다.

이로써 우리는 영국이 로렌츠는커녕 후기형 에니그마조차 해독하지 못했다 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니지. 튜링도 없는데도 구형 에니그마까지 해독해냈으니 의외로 선방 한 셈인가.

“수고했네, 하이드리히. 자네의 활약으로 전쟁이 1년 일찍 끝나게 됐어. 그 누 구도 세우지 못한 최고의 공적일세."

“총통 각하의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말과 달리 하이드리히의 얼굴에서는 자부심이 넘쳐났다. 조금 더 띄워주니 이 제는 아예 웃음을 감추기조차 힘들어 보였다.

“자네가 이끄는 SD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동부전선에선 전투가 계속되고 있 었겠지. 전쟁이 끝나면, 내 자네에게 다이아몬드백엽검기사십자장을 수여하겠 네.”

“감사합니다. 최후의 승리인 그날까지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이만 나가 보게.”

하이드리히는 우렁찬 목소리로 하일 히틀러를 외친 뒤 발굽 소리를 내며 걸어 나갔다.

하이드리히가 물어다 준 정보 덕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영국인들의 실력이 어디까지인지 알게 됐으니 남은 건 놈들의 시선을 다른 곳 으로 돌리는 것뿐.

그러려면 우선은 무시하려야 무시할 수 없는 미끼를 영국인들 눈앞에 대고 흔 들어대야 한다.

미끼라면 미리 생각해 둔 게 있었다.

스페인과 터키. 중동, 석유, 지중해.

이 정도면 충분히 먹음직스러운 미끼가 아니겠는가.

이걸 보고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건 처칠이 아니다. 처칠 흉내를 내는 무언 가지.

내가 아는 처칠이라면 반드시 미끼를 물 것이다. 반드시.


***


새롭게 조정된 독일-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도시 낭시의 외곽에 자리한 훈련장 에는 기갑부대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쏘아!”

티거의 88mm 주포가 불을 뿜었다. 실제상황이 아닌 모의 교전이니만큼 훈 련에는 실탄이 아닌 공포탄이 사용되었다.

-삐익!

백팀의 마지막 전차가 격파 판정을 받자, 훈련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려 퍼 졌다.

“좋았어!”

훈련의 대미를 장식한 신입 소위 오토 카리우스는 주먹 쥔 손을 마구 휘저었다.

교전에서 패배한 백팀 장병들이 울상인 것과 달리 승리한 청팀 장병들은 해맑 게 웃으며 패자들을 향해 따스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열심히 뺑이쳐라, 새끼들!”

“나였으면 자살한다.”

“으하하하!!”

“소위님, 질문 있습니다.”

“해봐.”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 포수 크라머 하사가 카리우스에게 물었다.

“소위님이 전에 로스케들과 3:1로 싸워서 이겼다고 하시던데 사실입니까?” 

“그럼. 여기 이 훈장들이 안 보이냐?”

카리우스는 군복에 달린 1급 철십자훈장과 전상장을 흔들어 보였다. 그가 동 부전선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받은, 그의 용기의 증거들이었다.

“저는 그보다 소위님이 정말로 총통 각하를 만났는지가 궁금합니다.”

“솔직히 구라치시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총통께서 소위님을 보자마자 전차 병이 적격이라고 말씀하실 리가-”

“이것들이? 내가 거짓말 치는 걸로 보여? 그것도 총통 각하를 걸고?”

사관학교 동기, 선배들뿐 아니라 이제는 부하들까지 자신의 얘기에 의문을 제 기하자 카리우스는 짐짓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자신이 생각해도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이야기긴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총통을 만난 것도 모자라 총통이 직접 자신을 가리켜 보 병보다 기갑병과가 더 어울릴 거라 말했다니.

‘다른 사람의 얘기였다면 나도 믿지 않았겠지.'

하늘에서도 훈련은 이어졌다.

동부전선에서 경험을 쌓으면 실적을 올린 조종사들은 이제 갓 일선에 배치된 초짜 조종사들에게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자, 모두 주목하도록. 지금 집중 안 하다가 나중에 딴소리하면 그땐 뒤진다 진짜."

163기의 적기를 격추해 총통으로부터 다이아몬드백엽검기사십자장을 수여 받은 ‘우크라이나의 별' 마르세이유는 23살의 젊은 나이인데도 벌써 소령 계급 장을 달고 있었다.

그에게서 교육받은 조종사 중에는 그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이 수두룩했지만, 경험과 전과에서만큼 마르세이유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공중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순발력이다. 자, 모두 따라 해봐. 공중전에 서는 순발력이 가장 중요하다.”

“공중전에서는 순발력이 가장 중요하다.”

전투기총감 묄더스와 방공사령관 갈란트도 후임 조종사들 교육에 직접 참여 했다.

보통 장군씩이나 되면 일선 조종사들 교육에는 손을 떼기 마련이지만 둘은 그 렇지 않았다.

오히려 지긋지긋한 책상이 아닌 간만에 하늘을 날 기회가 생겼다며 무척이나 반겼다.

“어이어이, 젊은 친구!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선회가 너무 빨라!”

-그, 그렇습니까?

“그래. 계속 얘기했잖아. 선회가 느려서도 안 되지만 너무 빨라도 안 돼. 타이 밍을 잘 맞춰야지! 자, 내가 하는 걸 잘 보게.”

슈발베의 조종간을 잡은 갈란트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완벽한 선회를 선 보이자, 무전망에서 일제히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유일하게 딱 한 명만이 감탄사 대신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보게, 갈란트. 신병들 앞에서 너무 신난 거 아닌가?

“신나다니요. 각하, 저는 단지 선배로서 예시를 보여준 것일 뿐입니다만?”

-그래, 그래. 잘 알겠네.

제국원수라는 어마어마한 직함에도 불구하고 괴링은 시간이 나면 일선 조종 사들의 훈련에 참관해 이런저런 훈수를 두거나 본인이 시범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오늘의 훈련 교관은 다름 아닌 갈란트였기에 그도 별말이 없었다. 가 끔 농담만 건넬 뿐.

"좋아. 이제 좀 한결 나아졌군."

해군항공대 사령관 뷔크는 출격한 전 함재기들이 모두 안정적으로 그라프 체 펠린의 갑판에 착륙하자 안도했다.

이전에 해군항공대에서 굴리는 Bf109T와 신형 제트함재기 He 290은 머리부 터 발끝까지가 전혀 다른 새로운 물건이었다.

당연히 성능도 He 2900이 압도적으로 좋지만, 운용방법도 까다로웠기에 Bf10 9T에 익숙해진 조종사들이 조종에 애를 먹었다. 

He 290이 처음 해군항공대에 인수되었을 때는 자그마치 3대를 훈련 도중에 상실하기까지 했는데, 모두 이착함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러나 훈련을 반복하면서 기존에 있던 베테랑들은 모두 He 290의 조종에 익숙해졌고, 자신들이 직접 겪으며 습득한 노하우들을 후임 조종사들에게 아낌 없이 전수했다.

그런데도 아직 제트기 조종에 익숙지 않은 신병들이 기체를 바다에 빠뜨리는 사고를 일으키곤 했다.


***


인도 대륙 전체 공략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시작된 21호 작전은 매우 놀랍게도 초반에는 제법 성공을 거두었다.

영국군이 일본군의 수상한 동향에 대해서 아주 눈치를 채지 못한 건 아니었지 만, 일본군의 목표가 인도 공략이라곤 꿈에도 몰랐다.

남태평양 일대에서 미군의 공세가 시작된 만큼, 한동안 남태평양 도서들에 대 한 방어에 집중하리라 예측했기 때문이다.

"저기 남태평양에서 미군과 싸우기 바쁜 놈들이 뜬금없이 공세를 가한다니. 그게 말이 되나?"

“버마 방어를 위한 사전 준비겠지. 어쩌면 중국 남부를 노린 것일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인도 주둔 영국군에게는 인도 일대, 특히 발루치스탄 지역에서 날뛰 는 반군들에 대한 토벌이 일본군을 경계하는 것보다도 시급한 문제였다.

그랬기에 일각에선 일본군이 인도의 혼란을 틈타 공세를 가해올지 모른다고 미리 경고했지만, 사령부에 이들의 목소리는 끝끝내 닿지 않았다.

일본군에게 상식이 있다면 인도보다 남태평양 방어에 더 집중할 것이니 인도 는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촉은 인도 공략을 노리더라도, 실론에 상륙해 인도양의 제해권 장악부터 노릴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랬기에 일본군이 임팔과 코히마 일대로 공세를 가해오자, 영국군은 크게 당 황했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반자이!"

일본군도 험준한 정글과 아라칸 산맥을 넘어 진격하느라 지친 상태였지만 임 팔과 코히마 주둔 영국군 역시 일본군 못지않게 문제가 많았다.

반군 토벌을 위해 다수의 영국군 사단이 차출되었기에 임팔과 코히마에는 인 도군 3개 보병사단만 주둔하고 있었다.

이들의 무장 상태는 나쁘지 않았지만, 전투 경험이 거의 없는 신병들로만 이 루어져 있었다.

그에 반해 일본군은 나름대로 중요한 작전이다 보니 인도차이나 주둔군 중에 서도 전투 경험이 풍부하고 무장이 잘된 정예사단들을 차출해 우선적으로 투입 했다.

"적들은 황군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 오합지졸들이다!"

"아시아 해방이 머지않았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반자이이이!!!"

이틀 정예사단조차 강행군과 부족한 보급 탓에 지치고 병든 상태였지만, 전투 가 시작되자 경험과 사기가 낮은 인도군을 곧 압도하기 시작했다.

"전차다! 도망쳐!"

"잠깐! 도망치지 마라! 자리를 지켜!"

인도군 병사들이 도주하기 시작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영국군 장교들은 권 총을 허공에 대고쏘았다.

그런데도 자리를 이탈해 도주하는 병사들의 숫자는 빠르게 늘었다.

47mm 주포를 쏘며 전진하던 3식 전차를 향해 용감한 벵골인 병사가 보이스 대전차소총을 발사해 측면에 총탄을 꽃아 넣었다.

장갑을 관통한 총탄에 다리가 절단된 조종수가 비명을 지르며 전차를 멈춰 세 운 사이, 두 번째 총탄이 발사되어 조종수의 머리를 터뜨렸다.

장갑이 얇은 측면에 철갑탄을 연거푸 얻어맞은 3식 전차에서 연기가 나기 시 작하자 인도군 진영에서 만세 소리가 터졌다.

하지만 전차가 격파당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반자이를 외치며 돌격하는

일본군의 저돌적인 모습에 사기를 완전히 잃고 황급히 퇴각했다.

"제32, 33사단으로부터 보고. 영국군 주 방어선을 돌파하고 임팔 일대로 진격 중!"

"이, 이럴 수가..."

작전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던 일본군 참모들은 막상 일선 부대로부터 승전 보가 도착하자 당황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실패가 불 보듯 뻔한 작전이었는데 정작 결과가 정 반대로 나오자, 그들은 눈과 귀를 의심했다.

혹시 패전했는데 일선 부대에서 이를 숨기고 거짓 보고를 올린 게 아닐까 하 는 의심까지 들어 재차 확인을 지시했지만, 제15군 사령부에 도착한 보고는 사 실이었다.

"거봐라! 내 말이 맞지 않느냐! 황군은 무적이란 말이다!!"

승전보에 가장 신이 난사람은 임팔 공략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으로 옮긴 무 타구치 렌야 본인이었다.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할 때, 혼자서 작전의 성공을 확신했던 렌야로서는 그 무 엇보다 기쁜 일이었다.

"저 덜떨어진 영국 놈들이 무적의 황군을 상대로 이길 리가 없지, 암. 안 그런 가?"

"그, 그렇습니다..."

"임팔 정도로는 만족할 수가 없어. 그래, 임팔과 코히마 점령이 끝나는 대로 우선 브라마푸트라 강으로 전진하도록 하지. 여기서 캘커타로부터 뻗어 나오는 벵골 철도와 아삼 철도를 차지한다. 레도도 탈취하고. 그런 다음 델리의 붉은 성 벽(城壁)까지 진격하는 거지. 어때, 하하하."

승전보에 흥분한 렌야는 직접 지도를 가져와 손으로 도시와 강을 짚어가며 자 신이 세운 인도 공략 계획을 참모들에게 설명했다.

참모들은 순수하게 황군의 승리를 기뻐해야 할지, 자신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 나간 것에 당혹감을 느껴야 할지 고민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렌야의 자만이 무색하게 일본군의 선전은 딱 거기까지였다.

영국군의 무능과 실책이 겹친 덕에 임팔을 함락시키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일 본군은 그 이상 진격하지 못했다.

일본군도 영국군과의 교전으로 상당한 피해를 본 데다 병력의 규모에 정확하 게 반비례하는 물자, 험난한 지형, 그로 인한 보급의 지체가 일본군의 발목을 잡 았다.

곧 15군 사령부에는 물자 부족에 대한 토로와 식량 및 의약품의 보급을 서둘 러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수히 쏟아지는 보급의 요청에도 렌야는 여전히 천하태평이었다.

"보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그럼 풀과 나무뿌리를 먹으면 되지! 풀과 나무는 지천에 널려 있지 않은가."

"하지만 각하, 정글의 식물 대부분이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독초들이라 먹으리 야 먹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미 일선 부대에선 독초를 먹고 사망한 장병들이 발생했다는 보고입니다."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먼 내지에서 학자들까지 데려와 먹을 수 있는 풀과 먹을 수 없는 독초를 구분한 도감까지 만들어 배포하지 않았나! 이게 다 정신력 이 부족해서 생긴 불상사가 아닌가! 그리고 정 풀만 먹기 싫으면 말과 소를 도축 해서 먹으면 되지!"

렌야가 각 부대에 식물도감을 만들어 배포한 건 사실이었다.

도감 내용에 오류가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도감은 정확했다. 단지 도감에 표시된 먹을 수 있는 식물들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서 문제였지.

정글과 산악지대에서 움직이기 힘든 트럭 대신 동원된 말과 소를 도축해서 잡 아먹은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분량이 얼마 되지 않을뿐더러 정글에 자주 내리는 스콜의 영향으로 기껏 도축해서 얻은 고기들이 빠르게 부패했다.

워낙에 물자가 부족한 탓에 병사들은 상한 고기를 물에 넣고 끓이거나 구워서 혹은 그대로 먹었다.

이는 곧 장염, 이질, 식중독 등을 유발했고 많은 병사가 병에 걸려 서서히 죽 어갔다.

이 같은 뒷사정을 감안하면, 오히려 임팔을 점령한 것이 기적이었다

그러나 렌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최전선에서 싸울 일이 없는 그의 입장에선 임팔 점령은 당연한 일일 뿐.

"코히마가 코앞인데 진격을 멈추다니, 그러고도 황군이란 말이냐? 결승점이 코앞인데 뛰다 말고 바닥에 잎드려 기어가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안락한 후방의 사령부 건물에서 24시간 지내는 렌야의 눈에는 코히마는 옆어 지면 코 닿을 거리였다.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여기서 멈추다니!

"이는 황군의 수치다! 버러지 같은 놈들!!'

렌야는 길길이 날뛰었지만 이미 모든 전력을 소모한 일본군은 임팔에서 주저 앉았다.

코히마 점령이고 나발이고,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지금 당장 배고픔을 달 래줄 한끼 식사였다

그러나, 나비의 날갯짓처럼 짧고 가날짜던 일본군의 선전이 거대한 토네이도 가 되어 돌아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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