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ge of london part 1
<런던 공방전 (1) >
1943년 6월 20일
영국 런던 전쟁청 지하벙커
몽고메리의 제8군이 야심차게 감행했던 공세 시도는 역으로 제8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허무하게 종료되었다.
제8군 소속 장병들의 분투로 독일군도 어느 정도의 피해를 보았지만, 독일군 입장에서는 충분히 감당할만한 수준이었다.
반면에 영국 제8군이 입은 피해는 영국에게 있어 감당 가능한 수준이 아니었다.
제8군의 공세로 영국이 얻은 이익은 런던으로 진격하는 독일군의 진군이 살짝 지체되었을 뿐.
독일군의 런던 진입을 한나절 조금 못 되게 늦춘 것치곤 상당한 피해였다.
몽고메리는 당초 예상했던 수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의 피해가 보고된 후에야 공세를 중단하고 퇴각했다.
그러나 퇴각하는 영국군을 독일군은 곱게 보내지 않았다.
길퍼드로 퇴각하는 영국군을, 독일 공군이 집요하게 달라붙어 폭격을 퍼부어댔다. 영국군은 퇴각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숫자의 병력과 장비를 손실했다. 롬멜은 길퍼드에 틀어박힌 영국군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박살 내 배후의 위험요소를 완전히 차단할 것을 건의했지만, 룬트슈테트는 롬멜의 의견에 반대했다.
어차피 길퍼드의 영국군은 이미 전력에 커다란 타격을 입어 아군의 측면을 위협할 수준이 아니었다.
길퍼드의 영국군을 공격할 전력을 런던에 투입해, 런던 공략을 빠르게 끝내는 것이 아군에게 더 이득이 될 것이다.
독일군은 측면에 영국군을 견제할 수준의 병력만 배치한 뒤 전 병력을 런던에 집중했다.
2주가량의 시간 동안 영국은 군과 민간인을 총동원하여 런던을 요새화시켰지만, 세계 최고 성능의 장비로 무장하고 총통에 대한 충성심과 승리에 대한 확신으로 뭉친 독일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해 보였다. “좌표 확인!"
“장전 완료!"
“쏴버려라!”
크리스탈 팰리스 공원까지 진출한 독일 제2군 휘하 포병들이 런던 외곽을 무차별적으로 포격하면서 런던 전투의 막이 올랐다.
크리스탈 팰리스 공원은 역사상 최초로 발견된 공룡 메갈로사우루스와 영국의 치과의사 기드온 멘텔이 발견한 것으로 잘 알려진 초식공룡 이구아노돈의 모형이 전시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전쟁 전에는 날마다 수만 명 단위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였지만, 전쟁의 불길은 공원의 화려했던 전경을 끔찍한 폐허더미로 만들었다.
공원 북쪽의 급수탑은 독일군 폭격기가 공습 중에 방향을 잡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철거되었고 곳곳에 심어진 아카시아 나무들은 참호를 만들기 위해 뽑혔다. 공원의 랜드마크였던, 살아생전의 모습과 하나도 닮은 구석이 없는 거대한 왕도마뱀 형상의 공룡 모형들은 공습과 포격으로 모조리 파괴되었다.
포격 전날에 독일군은 런던에 투항을 권고하는 삐라를 살포했다.
삐라에는 지금이라도 처칠과 영국 왕실이 협상을 받아들인다면 독일은 전쟁을 멈출 생각이 있다는 히틀러의 제안이 적혀 있었다.
당연히 영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독일도 영국이 이제와서 강화를 요청해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삐라를 살포한 것은 어디까지나 독일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인식을 영국인들에게 새겨주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독일이 내민 강화제안을 거부하고 전쟁을 고집해 자신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정부와 왕실을 영국인들이 원망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훔멜. 호르니세 자주포와 17cm, 21cm 야포들이 런던 중심부를 향해 최초의 포탄을 날려 보낸 지 10분 뒤 웰링의 독일 제7군도 런던을 향해 포격을 개시했다.
포탄이 하늘에서 비오듯이 쏟아져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수도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동안 병사들은 참호에서, 시민들은 방공호와 지하철역에서 몸을 떨었다.
전쟁청 지하벙커의 처칠도 독일 포병들이 쏘아 올린 포탄이 런던 시가지에 떨어져 유서 깊은 도시의 건물들을 박살 내고, 도로와 산책로에 거대한 분화구를 만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미 런던은 V2 샤워로 상처 입고 망가진 지 오래인지라 런던에 거주하는 모두가 공습이라면 이골이 나 있었다.
그러나 떨어지는 포탄이 바다 건너편 프랑스로부터 발사되는 로켓이 아닌 영국에 상륙한 독일 포병의 포탄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이 달랐다.
천장의 백열전구가 포격의 진동으로 깜빡거리는 가운데 처칠은 런던 일대의 지도를 내려다봤다.
브룩이 지도 구석구석을 짚어가며 아군의 병력 배치 현황 및 작전계획에 관해 설명하는 동안 처칠은 침울하다 못해 감정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무(無)의 얼굴로 눈알만 움직일 뿐이었다. “-이상입니다. 각하.”
브룩의 보고가 끝난 후에도 처칠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브룩은 그가 자신이 한 말의 10분의 1이라도 기억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아니다. 차라리 이게 나은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처칠이 간섭해서 성공한 작전이 얼마나 되는가.
지금처럼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아군에게는 다행일 것이다.
최소한 아무 의미 없고 성공확률도 희박한 작전 따위에 귀중한 병력과 물자를 낭비할 일은 없을 테니. 회의가 끝나고 자리에 앉아 말없이 시가를 피우던 처칠은 비서가 들어오자 고개를 치켜들었다.
“폐하께서 뭐라고 하시던가?”
비서는 고개를 저었다.
“버킹엄 궁전에 그대로 남으시겠다고 하셨답니다.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데 도망칠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말입니다.”
처칠은 다시 조용히 시가를 피웠다. 그의 끈질긴 설득과 애원에도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왕비는 버킹엄 궁전을 떠나는 것을 한사코 거부했다.
캐나다에 도착한 메리 왕대비와 엘리자베스와 마거릿, 왕실 가족들도 하루에도 몇 번씩 전보를 보내 이만하면 됐으니, 캐나다로 넘어오라고 사정했지만 둘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런던에 있던 고위 인사들도 현시점에서 대부분 런던을 떠나 후방으로 피난을 간 상태였다.
처칠의 지시로 부총리 애틀리와 외무장관 이든을 비롯한 각료들은 글래스고에 있었고, 벨기에, 체코슬로바키아 망명정부도 글래스고로 자리를 옮겼다.
네덜란드 망명정부의 경우 왕실 인사들과 함께 캐나다로 도피했다.
“각하. 자유 프랑스의 드골 장군이 찾아왔습니다.”
“안으로 모시게..
자유 프랑스의 수장 드골은 아직 런던에 있었다.
한 줌밖에 되지 않는 자유 프랑스의 구성원들은 글래스고로 거처를 옮겼고, 드골 역시 곧 그 뒤를 따를 예정이었지만, 그 전에 할 일이 있었다.
“오랜만이오, 장군."
“오랜만입니다. 총리.”
드골도 처칠만큼이나 지친 얼굴이었지만 눈의 독기만큼은 여전했다.
디에프 상륙작전이 처참하게 실패한 이후로 실의에 빠져 지냈던 그지만, 그는 지금까지도 프랑스 해방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개선문에 프랑스 국기가 펄럭이는 그 날까지 드골은 절대로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총리,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런던에 남는 건 너무 위험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글래스고로 함께 갑시다.”
드골이 처칠에게 온 이유는 그를 설득해 함께 글래스고로 가기 위해서였다.
처칠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순 없소이다. 폐하께서 런던에 남아 계시는데, 신하된 자로서 어찌 그런 불충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이오?"
“총리께서 런던을 함께 떠나자고 제안한다면 국왕과 왕비께서도 런던을 떠나는 것에 동의하실 겁니다. 총리, 이런 때일수록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미 런던은 가망이 없습니다.”
처칠은 드골의 말이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지만,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 처칠도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알고 있었다.
런던은 글렀다는 것을.
아무리 병사들이 사력을 다해 싸우고 시민들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저 더럽고 야만스러운 훈족들에게 도시가 유린당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런던의 함락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믿었던 미국은 자기네 내부의 문제로 원군은커녕 제 앞가림조차 힘들어진 상황이고 하루가 다를수록 브리튼 섬을 밟는 독일군의 수는 늘어만 가고 있다.
드골의 말대로 가망이 없는 런던을 떠나 글래스고에서 후일을 도모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뜻은 알겠소. 하지만 국민에게 결코 런던을 떠나지 않겠다고 장담해놓고 글래스고로 가버리면 이제 어느 누가 내가 하는 말을 믿겠소이까?”
이전에도 숱하게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본인은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을 해온 그였지만, 최소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치인이 하는 말은 땅에 떨어진 휴지 쪼가리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신은 런던에 남을 거다. 런던과 운명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하던 자신이 막상 글래스고에 있다고 말하면 이 땅에 더 이상 제리들과 싸울 사람은 한 명도 남지 않을 것이다.
“나는 런던에 뼈를 묻기로 작정했소. 그러니 장군도 서둘러 이곳을 떠나시구려.”
“......."
드골이 처칠을 집요하게 설득하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그 누구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공식 찬밥 신세였던 자유 프랑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유일한 이가 처칠이었다.
그런데 그가 만약 죽거나 독일의 포로가 된다면 이제부턴 어느 누가 자유 프랑스를 신경 써서 챙겨줄까?
당장 제 한 몸 건사하기 힘든 마당에 누가 벨기에 망명정부보다 정부 규모도 작고 정통성도 희미한 자유 프랑스를 챙겨주겠냔 말이다.
당장 저 미국조차도 자유 프랑스가 아닌 본토의 프랑스를 프랑스 정통 정부로 인정하고 있는 마당에.
자유 프랑스가 계속해서 존속하려면 영국이, 특히 처칠의 조력이 필수적이었다.
지하벙커에서 가까운 위치에 21cm 포탄이 착탄하자 벙커가 들썩거렸다. 회의실 밖에서 뭐라고 떠드는 소리가 들리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총리, 잘 생각하십시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론 치욕을 감수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내 기억해두리다. 얼른 가시오.”
_________
“여기가 그 말로만 듣던 런던이구나.”
비트만은 새삼 신기한 기분이었다.
바르샤바부터 파리, 모스크바까지 유럽 전역을 누빈 터라 더는 놀랄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런던에 오자 생각이 달라졌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수도 런던에 전차를 타고 오게 되리라곤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이러다가 나중에는 미국까지 가겠습니다?”
볼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물론 농담으로 하는 말이겠지만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그 말이 단순한 농담에서 끝날 것이란 보장이 없었다.
그전에 전쟁이 끝나길 바래야지.”
영국의 심장부를 향해 전진하는 LSSAH 사단 병사들 옆으로 포로가 된 영국군 병사들이 머리에 양손을 올린 채 감시를 받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포로 중 절반은 홈가드들로, 그중에 3분의 1가량은 군복 대신 사복 차림에 LDV(Local Defence Volunteers)라고 적힌 하얀 완장을 차고 있었다.
하다하다 군복도 모자라서 완장 하나만 덜렁 채워서 전선으로 내보내다니. 처량한 신세의 홈가드 포로들을 보며 비트만은 저도 모르게 혀를 찼다. 저들이 정말로 천하를 호령한 대영제국의 군대가 맞단 말인가? 저 늙고 병들어 보이는 노인들이?
“전쟁이 조금만 더 길어지면 임산부들까지 내보내겠군. 강화하면 끝날 일인데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어.”
“괴벨스 박사의 말대로 정말로 치매가 온 걸지도 모르죠. 정상인이라면 저런 군대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요.”
볼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처칠은 정말로 저 노인 부대로 전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치매에 걸렸거나 미친 것일 테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권력 연장을 위해 노인들까지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리라. 어느 쪽이 진실이든 간에 둘 다 참 끔찍한 가정이었다.
“정지!"
포로들의 행렬을 지나쳐 다리로 접근하는데 별안간 SS 야전 헌병이 앞을 가로막았다.
“이 앞은 진입 금지입니다. SS 중위님. 우회해서 가십시오.”
헌병이 말하길 해당 다리의 설계하중은 45t이 최대라 중량 59t의 티거 II는 교량이 붕괴할 우려가 있으므로 진입이 금지라고 한다.
무게 70t에 육박했던 실제 역사와 비교하면 중량이 무려 11t이나 줄었지만, 59t의 중량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기준으로 봐도 충분히 무거웠다.
“토미 녀석들. 다리 좀 튼튼하게 만들지. 하여간 사람 귀찮게 만드는데 도사들이라니까.”
조종수 하셀이 툴툴거렸다.
다리를 코앞에 두고 빙 돌아서 가야 하는 탓에 당초 예상시간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제501SS중전차대대는 무사히 전장에 도착했다.
비트만이 전투 현장에 도착했을 때 독일군과 영국군 사이에서 교전이 한창이었다.
전차들의 도착이 늦어지는 바람에 독일군은 적의 맹렬한 저항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아군 전차다!”
“왜 이제야 오는 거야? 늦었잖아!”
하여간 SS 놈들은………….”
전차가 도착하자 보병들은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퍼부어댔다.
비트만은 육군 병사들이 쏟아내는 야유와 비아냥은 무시한 채 적이 매복할만한 곳을 찾았다.
포격으로 유리창이 깨진 카페의 창밖으로 긴 원통형의 물체가 튀어나와 있었다. 비트만이 한눈에 그것이 위장한 대전차포임을 알아차렸다.
“11시 방향에 적 대전차포다. 창문 밖으로 튀어나온 놈이야. 보이냐?”
“잠깐만 기다려 주…… 찾았습니다.”
“리히터, 유탄 장전해."
자신들이 발각당했음을 눈치챈 영국군 대전차포병들이 선공을 가했다. 포구에서 발사광이 일고, 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
-카앙!
티거는 물론이고 판터의 전면장갑조차 정면에서 제대로 맞으면 단번에 관통할 수 있는 17파운더였지만, 120mm 55도 경사장갑을 관통하기에는 위력이 부족했다. 도탄된 철갑탄은 콘크리트 더미에 처박혀 폭발했다. 철갑탄이 폭발하면서 생긴 연기가 시야를 완전히 가리기 전에 조준을 마친 볼은 주포를 격발시켰다.
대전차포병들을 17파운더와 함께 조각낸 비트만의 티거 II는 시체와 쓰레기로 뒤덮힌 거리를 따라 전진했다.
무게 59t의 중량 탓에 아스팔트가 깨지면서 땅에 음푹 패인 자국이 생겼다.
200여m를 전진하는 동안에 비트만의 티거 II는 6파운더 1대와 기관총 진지 두 곳, PIAT 사수를 유탄과 기관총으로 처리했다.
쓰레기더미 뒤에서 화염병이 날아오고, 총탄이 비오듯이 쏟아져도 비트만은 혀를 차거나 짧게 욕설만 내뱉을 뿐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를 놀라게 만든 것은 따로 있었다.
"어어?!?
“저, 저놈이 여기에 왜 있어?”
동부전선에서 숱하게 봤던 T-34/85가 영국 런던의 거리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역전의 용사인 비트만도 이건 예상치 못했기에 잠시나마 넋을 잃었다.
처음 녀석과 마주했을 때는 자신의 눈이 잘못된 줄 알았다. 하지만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분명한 T-34/85였다. 선제공격은 T-34/85가 먼저 했다. 300m 거리에서 발사된 85mm 철갑탄은 티거 II의 포탑 정면을 맞고 튕겼다. 로스케들의 전차가 어째서 먼 영국 땅에 있는지 몰라도 격파해야 하는 적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장전 끝나는 대로 바로 쏴!?”
비트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볼이 격발기를 눌렀다. 이미 약실에는 리히터가 밀어넣은 철갑탄이 장전되어 있었다. KwK 43 전차포에서 발사된 88mm 39형 철갑탄은 T-34/85의 장갑을 앞뒤로 관통해 붉은 벽돌집에 명중해 폭발했다.
꼬치구이가 되어 불타오르는 T-34/85의 뒤로 새로운 T-34/85가 나타났다. 그것도 4대나.
“계속 장전! 토미들이 존나게 몰려온다!”
***
영국군이 전장에 T-34를 끌고 나왔다는 소식은 베를린의 총통관저에도 전해졌다.
그러나 총통관저는 브리튼 섬에 나타난 소련제 전차보다도 대서양 건너편 미국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작은 불씨가 일으킨 대화재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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